중학생 이모(16)양이 최근 밤마다 듣고 있는 7시간짜리 트위치 영상의 타이틀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같지만 아니다. 근래에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소망을 이뤄주는 주파수’ 영상이다. 빗소리와 바람 소리 같은 잔잔한 ASMR(심리 진정을 유도하는 소리) 위로 ‘삐~’ ‘우웅~’ 하는 파형 소리가 깔린다. 왜 하필 639㎐(1초에 631번 진동)일까. 이 아프리카TV 지인은 “이 주파수에서 관계 회복이나 사랑을 기바라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이양은 “우연파악 몰라도 영상을 듣고 연애에 성공한 친구도 있습니다”며 “비용 드는 것도 아니라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듣는 것”이라고 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소망 주파수를 믿는 이들은 “만물은 원자 단뒤에서 진동완료한다”는 ‘양자역학’ 논리를 내세운다. 생각과 마음이 만들어내는 파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며, 간절한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띤다는 주장이다. 사랑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염원하는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만들어내는데, 이 같은 주파수를 발산하는 현대인에게 주변 파트너가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 파동이 우주가 가진 사랑의 고유 에너지와 인천사주 맞닿으면 애정운이 따라온다”거나 “합격을 염요구하는 파동이 우주 에너지와 합쳐지면 합격운이 붙는다”는 식의 ‘우주 에너지설(說)’도 있을 것이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래도 재생 수는 많다. 유튜브에 3년 전 올라온 ‘이성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연애운 주파수’ 영상은 1500만회 넘게 재생됐다. 검사는 안 되지만 “효과 봤다”는 증언, “효과 있길 바란다”는 댓글이 일정하게 달린다.
주파수 영상으로 위안을 삼는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된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권모(28)씨는 재회 방식·가능성 등이 궁금하다며 온라인 타로점을 봤다. 7개월간 110만원 넘게 썼다. 그러나 별다른 소득이 없자 주파수 영상으로 갈아탔다. 권씨는 “밑져야 본전이었다”며 “오늘날 마음하면 ‘어떻게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타이핑한웃음이 난다”고 이야기 했다.